본문 바로가기
의사 이야기 (完)

사실 당신은 속고 있다

by Jelly Jam 2010. 5. 14.




 그는 정확히 6년 2개월 만에 사막을 걷는 여정을 잠시 멈추고
 잠시나마 고향으로 돌아왔다
 의사는 주위를 안심시키며 손을 흔든다
 박수와 환호를 듣는다
 그리고 나서는 조용히 집으로 들어가서
 술병을 들고 소파에 파묻힌다
 사람들은 그가 멋들어진 여행을 즐기고 돌아온 것이라 생각하지만
 의사는 능숙히 그들을 속이고는
 그만의 의뭉스러운 세계로 모습을 감춘다
 사실 그간 그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그가 무엇인가를 해주길 바랬던 탓에
 의사는 진실을 이야기 해줄 수가 없다
 그의 생각에 약 1주일 후면
 다시 황량한 사막길을 나서야 할듯 싶지만
 그 때가 오더라도 무엇이 그리 또 달라져 있겠는가
 허기진 배와 건조한 모래 바람
 작렬하는 햇볕과 함께 엄습해오는 외로움과 초조함
 아니 어쩌면 집으로 잠시 돌아온 이제서야
 진정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