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반만에 다시 찾아봅니다
어디쯤 가고 있습니까
그의 여정에 있어 가장 규정지을 수 없는 시간들이었고
이렇다 할 후회도 미련도 없다
끓어오르는 골수의 냄새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며
삭히며 누르며
오랫동안 꺼내보지 않아 퀘퀘한 냄새가 나는 지도를 꺼내든다
꽤 오랫동안은 필요치 않을거라 생각했던 깨진 유리의 나침반을 꺼내든다
하지만 긴 시간 동안 외면 당했던 바늘은 어쩔 줄을 몰라하고
때가 되면 그에게 쏟아내리라 벼루어왔던 독설들은 황망히 몸을 숨긴다
길 지천에 뿌려진 피냄새가 바람을 타고 간만에 코끝을 스친다
하지만 고개를 숙이고 있던 광기를 다시 세상에 풀어놓기에는,
그렇게 무책임한 시간으로 뛰어들기에는,
그는 너무나도 침착해져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