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자신만만했던 표정의 젊은이들은
늘 그렇듯 도태되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항상 광장 구석 바닥에 구부정히 앉아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말 없이 하늘을 바라보던
노인들만이 그곳에 남아
그들을 추억한다.
그리고 또 다른 시대를 맞이하는 것이다.
#2.
노인은 병들고, 아이는 자란다.
시간은 결코 멈추는 법이 없었다.
잿빛으로 시드는 병약한 고목은 또 한번의 힘겨운 긴 호흡을 내뱉는다. 고개를 간신히 들어 땅의 양분을 힘껏 빨아들이며 패기있게 자라는 바로 앞의 어린 묘목을 넉넉한 표정으로 바라본다. 언젠가 땅에 거꾸러질 늙은 수목의 육신은 썩어서도 결코 처량하지 않다. 어딘가 하나씩 그 고목을 닮아있는 어린 식목들이 곧게 자라날 수 있었던 자양분이자 의지가 될 것이며 때로는 엄한 규율이자 이유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을 꿈꾸게 할 것이다. 고목이 생전 즐겨하던 농담들은, 맴도는 노래처럼 후손들을 지켜줄 것이다. 그리고 해마다 그 날이 오면 후손들은 예전 그 터에 모여서 그녀의 시시하고 정겨운 오래된 농담을 해대며 웃음 지을 것이다. 시간은 계속해서 흐른다.
[창고]일기는일기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