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변:
사막을 걷다가
목이 말라서 샘을 찾았더니
샘이 말라있더라
목이 타서 응앙응앙 울다보니
다른 낙타들은 어디에선가 물을 마시고 와서
다들 웃는 낯으로 가는 길을 재촉하는데
나는 왜 이리도 목말라야 하는게냐
이젠 나도 너희를 위해 짐을 져주지 않겠다
내가 언젠가 목이 말라 그 자리에 꼬구라지면
너희는 나의 고기를 달라고 하지 않을테냐
홀로 사막을 걷다보면 외로울 때도 있겠지만
너의 짐을 져주느라 목이 탈 일은 없지 않겠느냐
나중에 목마른 얼굴들로 다시 만나자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