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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이야기 (完)

投影

by Jelly Jam 2010. 7. 17.



며칠째 비가 쏟아지고 있다

그간 몇 개월은 의사에게는 참 뜨거운 나날이었다
그 치열했던 시간들이, 그 열정들이 무색할 만큼 식어버린 지금의 일상을 반성하며
인생에 있어서의 최고의 자산은 사람이다라는 말이 얼마나 무책임한 것인지를 생각하며
모든 것을 내어주어도 아깝지 않을 사랑은 이제 다시는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으며

이미 벌어진 일은 되돌릴 수 없는 법이지만
어제 그의 꿈에서는 모든 것이 거꾸로 흐르고 있었다
뜨거웠던 지난날들이 빗 속으로 영영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그의 꿈 속에 투영되었던 것일까
애써 정돈되었던 그의 감정들을 다시 엉망으로 섞어버린 그 投影體들은 비겁한 여운을 남기고
그렇게 빗소리 속으로 사라져간다

며칠째 비가 쏟아지고 있다
장마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