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일기는일기장에
2011, 그들이 지구를 지배했을 때
Jelly Jam
2011. 2. 9. 23:49
그 안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동굴 안으로 들어간다
들어간다 숨결이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숨결이 거칠어지더니 옷을 하나씩 벗어던지며
땀을 흘린다 이것은 식은 땀이다
동굴의 끝에 다다른 그는 램프를 켜보지만
역시나
동굴의 끝에는 아무 것도 없이 막다른 길 뿐이다
화가 난다 처음부터 그는 알고 있었지만
아무 것도 없는 동굴의 끝은 허무하다 그는 담배를 하나 물어본다
나는 이제 어쩌면 평생 동굴의 끝에서 아무 것도 보지 못하게 된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그 끝에는 허무함과 자기비하만이 푹 삭아 냄새를 풍기고 있는데
뭐 나의 아비도 어쩌면 그런 이유에서 항상 수상한 낌새를 숨기지 못하고
어릴적 부터 그를 당황시켜 왔던 것이 아닐까
특히 처음 들어가보는 동굴은 더더욱 슬프다 애처롭다
자 다시 돌아가자
동굴의 입구로
집으로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다시금 온전해진다 떳떳해진다
그는 지금 거짓말을 하고 있다
정복당해버린 2011년 지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