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이야기 (完)
stuck in
Jelly Jam
2009. 6. 1. 08:30
의사는 여전히 걷고 있다
생각에 빠져서 무작정 걷다보니 벌써 해가 지려한다
며칠전에는 큰 별 하나가 졌었다
그 별을 보며 눈물을 흘렸지만 넓디 넓은 하늘은 별 하나가 없어도 거뜬한 모양이다
자신을 괴롭히던 사람들로부터는 떠나왔지만 이젠 정말 외로움이 엄습해온다
사람이란 이런 존재인가 나도 참 나약하다라는 생각을 하는데
또 하나의 산이 보인다
이젠 정말 다리가 무겁다
며칠 전 꿈에서 보았던 동화 속 소녀가 생각난다
이젠 용서받을 수 있을까 더 늦기 전에 편지를 써볼까
하다가 이내 고개를 저어본다
인생에서는
찰나의 결정들로 인해 지나치게 가혹한 결과를 치룬다라는 생각을 해보며
그것이 참 불공평하지 않은가 하며 자문해보지만
어제 고민끝에 내다버리지 않고 보관하던 고장난 나침반 2개를
고물상인에게 빵 다섯 덩이와 바꾼 것을 떠올리며,
씁쓸한 웃음을 지어본다
하긴 무엇이 또 의미가 있겠는가
의사는 바지의 허리춤을 조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