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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이야기 (完)

햇볕으로의 일방통행

by Jelly Jam 2009. 12. 22.


 간만에 햇볕을 보며 걷는 기분은 썩 나쁘지 않다
 시계가 새벽 4시를 향해 달려가는 것을 보며
 사구(沙丘)의 움푹 파인 곳에 앉아 피던 담배의 씁쓸함도
 쓸쓸한 달빛을 보며 추억을 되새김질 하던
 그 어둑하던 밤의 물기어린 감상들도
 이젠 햇볕 아래 가만히 마르고 있다
 언젠가 햇볕이 지겨워지면
 그는 또 비겁한 표정으로 밤을 그리워 하겠지만
 이제 그는 더 이상 밤으로 돌아가서는 곤란하다
 새벽 이슬의 독기가 그를 녹여버릴지도 모르는 까닭이다